패스오브엑자일(poe) 스토리 총정리 완전판 par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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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제국 성기사단의 기사단장은 테베루스의 볼이란 자였다. 그는 보석 마법과 마석병을 인간의 존엄성과 자연법칙을 왜곡하는 죄악으로 여겼다. 


볼은 마법을 척결하여 제국의 순결함을 되찾자는 가치를 내세우고 뜻이 맞는 제국 고위 관리들과 함께 치투스에 대한 반란을 도모했다. 훗날 사람들은 이를 ‘정화 봉기(Purity Rebellion)’라 칭했다.


볼 기사단장을 필두로 온다르 시장, 조프리 대주교, 카스토프 총독, 아두스 사령관, 민중의 시인 빅타리오 등 많은 인재들이 반란에 참여했다. 


이들은 이른바 ‘정화의 군대’를 조직한 후 반란에 방해가 될 주요 인사들을 미리 암살하고 민심을 설득하는 등 수도 사안 점령을 위한 밑작업을 비밀스럽게 실행했다.


또한 이들은 치투스에 의해 억압받고 있던 주변 도시국가들에도 도움을 청했다. <나마카누이>의 왕 카옴과 <마라케스>의 지도자 데쉬렛에게 각각 자유를 약속하는 서신을 보냈으며, <에조미어> 식민지의 영주 리그월드에게는 시인 빅타리오를 보내 설득했다. 이들 세력이 모두 협조하여 연합군이 창설되었고, IC 1333년 이들이 순차적으로 군사를 일으키면서 마침내 봉기가 시작되었다.


당시 제국 서부의 에조미어는 센타리 총독의 통치 하에 있었다. 리그월드 영주는 에조미어의 부족들을 규합하여 글라린 평원에서 센타리의 제국군과 맞붙었는데, 이때 리그월드의 병력이 수많은 깃발들을 휘날리며 싸웠기 때문에 ‘피 묻은 꽃’ 군대라고도 불렸다. 




사실 영양 상태와 장비가 열악한 에조마이트군은 질적인 면에서 센타리의 마석병 군단의 상대가 되지 못했으나 물량과 의지로 밀어붙여 센타리를 후퇴하게 만든다.


센타리 총독은 얼마 후 제국 남부 및 바스티리와 수도 사안에서 지원군을 모아 에조미어로 귀환했다. 그러나 리그월드의 군대에게 다시금 패배하고 도망친다. 


리그월드는 선조들의 목걸이를 착용하고 그에 반응한 늑대신 그레이트 울프의 도움을 받아 도주하는 센타리를 추적하여 죽인 뒤, 병력을 이끌고 사안을 향해 진군했다. 에조미어에서의 제국군 패배는 센타리가 병력을 빼온 지역들의 방위를 허술케 하는 결과까지 낳았다.



나마카누이의 카옴 왕이 이끄는 원정대는 그들 카루이 민족 역사상 가장 큰 군대였다. 그들은 나마카누이에서 카누를 타고 출발해 레이클라스트의 남동쪽 해안에 상륙했다. 


이 지역의 방위군은 마세우스 장군이 지휘하는 마석병 정예부대로 근처 라이온아이 초소에 주둔하고 있었다. 곧 해변에서 전투가 일어났고 예상대로 같은 숫자의 카루이 전사는 마석병을 당해낼 수 없었다. 그 와중에 카옴은 갑작스런 후퇴를 지시한다.


유인작전이 아닌지 의심해볼 만한 상황이었으나, 마세우스는 카루이가 원거리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규율로 금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즉 궁병을 이용한 매복작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그는 마석병들로 방어선을 벗어나 카루이군을 추격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마세우스는 원거리 무기에 대한 규율이 카루이 여성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다. 여성뿐만 아니라 카루이는 이미 작정하고 규율을 어겨 절벽 위에서 매복을 통해 포화를 퍼부었고 때문에 마석병들은 몰살에 가까운 피해를 입게 된다.


마라케스의 지도자 데쉬렛은 볼 기사단장으로부터 봉기에 협조하는 것을 대가로 제국군이 빼앗았던 바스티리 평야의 목초지를 되돌려 받겠다고 약속받았다. 


그들은 헥터 장군이 지휘하는 바스티리 군단을 무너뜨리기 위하여 함정을 준비했다. 마라케스인들은 오랫동안 사막에서 생활했기에 바스티리 사막에 불어대는 모래폭풍의 경로와 시점을 미리 예측할 수가 있었다.




볼은 마라케스 부족들이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제국군 첩보원들에게 흘려서 헥터의 마석병 군단을 모래폭풍이 닥칠 장소로 유인했다. 


모래폭풍과 함께 습격한 데쉬렛의 군단은 마치 옥수수밭을 추수하듯 마석병 막사를 쓸어버렸다. 데쉬렛은 헥터의 가죽을 벗겨 안장으로 삼은 뒤 마라케스 군을 이끌고 계속해서 사안을 향해 남진했다.


해가 바뀌어 IC 1334년, 세 방향의 전선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반란 연합군은 수도 사안에 집결했다. 아두스 사령관이 지휘하는 하이게이트 제국군, 그리고 하이게이트 광산에서 노역하던 광부들도 정화의 군대에 가세했다. 


볼 기사단장의 총지휘 아래 연합군은 말라카이의 조수들을 사로잡아 화형에 처하고 사안을 포위한 다음 공성전에 돌입했다.


치투스 황제는 마석병을 급격히 양산하고 전투에 투입함으로써 방어에 본격적으로 임했다. 이에 연합군은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교량 전투라는 대규모 전투에선 어느 쪽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리그월드 영주는 인간의 군대로는 마석병들의 방어를 뚫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는 초인적 능력을 얻는 대가로 그레이트울프 목걸이에 자신의 영혼을 바치는 것을 택했다. 이후 리그월드는 완전히 빙의되어 늑대왕이라는 존재로써 전투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공선전이 지속되고 있던 어느 날, 사안에서는 ‘천 개 리본의 밤’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렸다. 온다르 사안 시장은 이때까지 발각되지 않고 연합군의 내부 조력자로서 활동하고 있었으나, 사안이 쉽게 함락되지 않자 자신이 결착을 짓기로 결심하고 축제에 참석한 치투스 황제를 독 묻힌 단도로 찔렀다.


습격당한 치투스는 마지막 힘으로 도끼를 집어 온다르를 반으로 갈랐다. 그러나 이미 침투된 독은 손을 쓸 수 없었고 결국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사후 그는 마석병 신하들에 의해 황실 정원에 묻히고 그 위에는 자두나무가 심어졌다.


황제가 죽은 후 제국은 페란두스 가문이 지휘권을 수습하여 방어를 이어가려 했다. 허나 외부의 공세가 계속되고 빅타리오가 이끄는 시민 봉기가 사안의 슬럼가, 부두촌, 그리고 물류창고 구역에서 일제히 일어나자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갔다. 




말라카이와 마석 여왕은 시민군에게 붙잡히고 정화의 군대가 사안에 입성하자 재무관 카디로 페란두스가 사안을 대표하여 연합군에게 항복하면서 정화 봉기는 마침내 막을 내린다. 다음날, 볼 기사단장은 제국의 새로운 황제로 등극했다.


말라카이는 처형당할 처지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레이클라스트의 모든 힘의 마석들을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볼 황제를 설득하여 목숨을 건졌다. 


그 방법이란 힘의 마석의 원천인 하이게이트의 ‘짐승’을 죽이는 것. 이후 말라카이와 마석 여왕은 사안 북부의 솔라리스 신전에 틀어박혀 짐승을 죽일 ‘휴거 장치(Rapture Device)’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년이 흐른 뒤 IC 1336년, 휴거 장치가 완성되자 볼 황제는 친히 군단을 거느리고 짐승이 잠들어 있는 하이게이트 산으로 행차했다.


그러나 말라카이는 애초부터 짐승을 죽일 생각 따위는 없었다. 휴거 장치가 짐승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의 목적은 짐승의 몸 안으로 들어가 짐승의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휴거 장치를 가동하기 위한 연료는 마석병이었다. 광산 깊은 곳에서 짐승을 찾아낸 말라카이는 계획대로 짐승의 살갗에 구멍을 내고 몸 안으로 들어갔다.


말라카이의 최종 목적은 자신이 꿈 장치에서 보았던 이상과 같은 모습으로 세계를 탈바꿈시키는 것이었다. 


새 세상을 이룩하기 위해서 먼저 현세의 모든 것을 깨끗이 지워버려야 한다고 판단한 말라카이는 짐승의 힘을 빌려 레이클라스트 전역에 ‘대격변(Cataclysm)’이라는 악몽을 불러일으켰다. 그 여파로 세상은 뒤틀렸으며 자연재해와 질병과 광기가 온 대륙을 뒤덮기 시작했다.


그날, 세상은 기이했다. 사안의 동상들을 비롯한 각종 무생물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대낮부터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리고 시민들은 집단 광기에 빠졌다. 


공포스런 허상에 질린 사람이 있는가 하면, 피부가 말라붙고 몸에서 촉수가 자라난 사람도 있었다. 제국의 학자들과 귀족들은 서로를 물어뜯고 죽였다. 




레이클라스트의 모든 동물들은 골격이 뒤틀리고 성향이 공격적으로 변했으며 모든 동물이 서로 싸우고 잡아먹으려 드니 자연히 먹이사슬은 붕괴했다.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빗물은 마치 독극물인 양 작물을 죽이는 이상기후가 지속되었으며 흙과 물에 타락이 깃들면서 모든 생물체는 사후 좀비화했다. 마석병들의 몸에 박힌 보석들은 유난히 환하게 빛나며 그들을 불멸의 괴물로 만들었다.


말라카이는 짐승의 하수인이 되었다. 그의 몸은 짐승과 융합되었으며 생전에 그를 섬기던 3명의 조수들은 각각 짐승의 심장, 위장, 폐를 수호하는 가디언이 되었다. 


광산 밖에서 대기하던 볼 황제와 그의 군대는 순식간에 뼈와 살이 분리되고 언데드가 되어 하이게이트 앞의 호수를 배회하게 되었다. 


나마카누이의 카옴 왕은 상황을 타개해보고자 500명의 전사를 이끌고 하이게이트 광산으로 들어갔으나 결국 짐승에 의해 타락하여 광산에 갇힌다. 이를 지켜보던 마라케스의 데쉬렛은 광산에 들어가지 않고 입구를 봉인했으나 그 역시 언데드화한 볼 황제와 싸우다 죽고 만다.


영원한 제국을 비롯한 레이클라스트의 문명은 그렇게 한순간에 절멸했다. 이후로 레이클라스트는 생태계가 망가지고 언데드만이 득실거리는 지옥의 땅이 되고 말았다. 


대격변의 근원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여파가 덜해 생존자가 있긴 했으나, 이날 이후 한동안 레이클라스트에서 부족 사회 이상의 규모를 이룬 집단은 발견되지 않았다.


대격변은 다행히 바다 건너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레이클라스트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제국 식민지였던 <오리아스>의 사람들은 본토에 나와보고 나서야 제국이 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비록 영원한 제국은 없어졌지만 식민지였던 오리아스에도 제국 교회는 진출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교회의 지도 계층인 성기사단이 권력을 잡았다.


오리아스는 성기사단장이 최고권력자인 신권정치사회를 이루었다. 그들은 제국 성기사단이 그랬던 것처럼 마법을 엄격히 금지했다. 이후 약 270여 년간 오리아스는 수도 ‘테오폴리스’를 중심으로 발전해 간다.




IC 1500년 경, 테오폴리스에서는 ‘그랜드 아레나’라는 원형경기장에서 열리는 검투사의 결투가 인기 있는 볼거리였다. 


때문에 이런 경기에 참여시킬 목적으로 어릴 적부터 싸움꾼으로 길러지는 아이들이 많았다. 다레소라는 소년도 그들 중 하나였다. 다레소는 13세 때 처음으로 경기에 나서서 맹수를 죽였고, 15세부터는 사람을 상대로 싸웠다.


수많은 상대를 죽여가며 승리를 거듭한 끝에 다레소는 그랜드 아레나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다. 이때 다레소는 경기를 관람하던 귀족 머베일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다레소는 머베일에게 구애하겠다는 집념으로 한 시간에 걸친 혈투 끝에 아레나의 챔피언을 쓰러트리고 검제(Sword King)가 된다. 다레소는 아름다운 루비 목걸이를 바치며 머베일에게 청혼했다. 다레소에게 반한 머베일 역시 청혼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다레소가 선물한 목걸이의 보석은 사실 힘의 마석이었다. 본래 200여 년 전 제국의 성악가 칼리사의 목에 이식되었던 보석이었으나 누군가가 회수하여 목걸이로 만들었던 것이다. 


머베일은 목걸이를 착용한 이후 칼리사의 것과 같은 천상의 목소리를 얻어 오리아스의 공연장에서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그녀의 정신은 서서히 힘의 마석에 잠식되었고 신체적으로도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다레소는 반드시 머베일을 자유롭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한 뒤 그녀를 되돌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 레이클라스트 대륙으로 떠났으나 소식이 끊겨 돌아오지 못한다. 결국 보석의 영향에 사로잡힌 머베일은 완전한 사이렌이 되어버린다.


오리아스에서 쫓겨난 머베일은 레이클라스트 해안의 어떤 동굴에 자리잡고 암브로시아와 아마릿사를 비롯한 수많은 새끼를 밴다. 


그녀는 다레소를 기다리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지나가는 배들을 유인한 다음 선원들을 잡아먹었다. 이 때문에 그녀의 동굴 주변에는 좌초된 선박들이 가득한 ‘배들의 묘지’가 생기고 뱃사람들이 꺼리는 지역이 된다.




1580년대의 오리아스는 베나리우스라는 성기사단장이 통치하고 있었다. 베나리우스는 볼 황제보다도 더 마법 연구에 엄격하여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학자들은 비밀 재판에 처했다. 


그런데 어느 날, 베나리우스와 그의 심문관들은 테오폴리스의 한 연구소에 기계 부품들이 담긴 상자를 가져와 발도라는 이름의 학자에게 기계를 재조립할 것을 명했다. 


발도 본인은 베나리우스를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그의 명을 어겼다간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어떻게 될지 잘 알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승낙했다.


사실 그 기계는 수세기 전 말라카이가 완성했다고 생각했던 ‘꿈 장치’였다. 기사단이 레이클라스트 출정에서 망가져 있는 것을 발견하여 회수해 온 것이었다. 


발도는 꿈 장치를 조립하다가 그것이 작동 자체는 하지만 현실 세계에선 구하기가 불가능한 부품이 없으면 완성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절망에 빠졌다. 


그런 어느 날, 그가 잠들어 있을 때 반쯤 완성된 꿈 장치가 작동함에 따라 발도는 꿈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오리아스와는 달리 맑은 하늘과 생명력 넘치는 땅을 보며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혼란스러워하는 발도에게 곧 어두운 그림자가 접촉해왔다. 그는 고대의 감시자들이 만든 무기 스타포지에 의해 봉인되어 있던 불멸의 존재, 엘더라는 자였다.


엘더는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여기가 꿈의 세계임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자신을 도와줄 것을 조건으로 발도에게 꿈의 세계와 현실세계를 잇게 도와주겠다고 제안하며, 이 과정에서 ‘상상만으로 원하는 것을 창조하고 또한 그 창조한 것들을 현실세계로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다. 


꿈의 세계의 자원을 현실세계로 가져갈 수 있다면 현실세계는 큰 번영을 이룩하게 되리라 믿은 발도는 바로 승낙했다. 


그는 곧 새로 얻은 능력으로 꿈에서 부품을 가져와 하던 작업을 마저 순탄하게 진행시켰다. 하지만 꿈 장치가 완성되기 직전, 발도는 엘더가 무슨 존재인지 낌새를 채고 마지막 순간에 엘더를 해방하길 거부했다. 


대신 발도는 엘더를 현실세계로부터 영구적으로 추방할 방법을 찾아 엘더의 개입이 없는 꿈 장치의 개량판을 새로 만들기 시작했다.


한편 복원 작업이 갑자기 멈춘 걸 불쾌하게 여긴 베나리우스는 심문관들을 데리고 연구실에 들이닥쳐서는 그를 불복종죄로 체포했다. 




감옥에 갇히고 길거리를 끌려다니며 구타당하는 등의 고문을 견디지 못한 발도는 베나리우스에게 자신이 경험한 모든 것을 알려주고 엘더야말로 세계의 적이라며 설득해보지만, 베나리우스는 발도의 딸을 인질로 잡고 발도를 협박해서 꿈의 세계로의 문을 열고 자신과 자신의 심문관들을 엘더에게 인도하게 한다. 거기서 베나리우스는 엘더를 만나게 되고 힘에 대한 욕망에 이끌려 결국 봉인을 해방시켜버린다.


엘더는 풀려나자마자 바로 주위의 모든 것들의 정수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베나리우스는 영혼만 남은 상태로 레이클라스트 전역을 떠돌게 되었다. 


엘더가 자신의 허기를 채우는 데 정신이 팔린 틈을 타 원래 세계로 돌아온 발도는 그 즉시 엘더가 개입했던 꿈 장치를 박살 내버리고 딸에게 어딘가 숨으라고 당부한 뒤 작아져가는 문을 통해 꿈의 세계로 돌아간다. 자신만이 엘더를 막을 수 있다고 믿으며.


이후 발도는 현실에서 사망 처리되어 그의 재산은 압수되고 고아가 된 학자의 딸은 부잣집의 양녀로 들어가게 된다. 


어릴 적부터 왕성한 호기심을 지녔던 딸은 심문관들이 미처 압수하지 못한 학자의 연구일지를 탐독하며 자랐다. 특히 꿈 장치와 그것을 가동시키는 지도라는 물건에 대한 기록들이 그녀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딸은 그 호기심을 수상하게 여긴 기사단의 감시대상이 된다. 게다가 꿈의 세계로 행방불명된 베나리우스를 이어 도미누스라고 하는 강경 탄압파 인물이 새 기사단장으로 등각하자 딸은 일찌감치 오리아스를 떠나 레이클라스트로 향한다. 


후일 그녀는 자나라는 이름의 지도 제작의 장인이 되어 꿈 장치를 개량한 고성능의 지도 장치를 개발한다. 어떤 존재가 지도의 세계들을 타락시키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에 맞설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도미누스 시절 테오폴리스에는 비니아라는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마법에 비상한 재능과 관심이 있어 낮에는 매춘부로 일하고 밤에는 마법 지식을 쌓으며 살아갔다. 


그러다 결국 흑마술을 다룬 죄로 화형에 처하게 되었으나, 형이 집행되기 전날 자백을 들으러 왔던 도미누스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눈 뒤 사면되고, 돌연 도미누스의 최측근으로 지위가 오른다. 


세간에서는 비니아가 도미누스와 잠자리를 같이 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러나 비니아가 물건을 자주 사가던 가게의 점주 클라리사는 아마 비니아가 레이클라스트에 묻혀 있는 마법에 관한 어떤 비밀을 도미누스에게 알려준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실제로 비니아는 도미누스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줄 인재였다. 도미누스는 베나리우스와 마찬가지로 마석학의 부활을 목표로 했으며 베나리우스보다 더욱 의지가 강한 자였다. 


도미누스는 우선 비니아에게 과거의 죄스러운 생활을 청산하는 의미로 파이어티(Piety, 독실함)라는 새 이름을 내렸다. 


이후 도미누스는 파이어티와 그녀의 조수 바일렌타에게 마법에 대한 실험적 연구를 지시하는 한편, 다바로 기사와 박물관장 에라미어를 시켜 각각 바알 제국과 영원한 제국에 대한 사료들을 수집 및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범죄를 저지른 오리아스 시민들을 레이클라스트로 대거 추방하는 정책이 시행되었다. 


도미누스는 이를 이용해 자신의 진보적 신권정치에 반대하는 모두를 추방시켜 권력을 다졌다. 이 정책은 1597년에서 1600년 사이 계속 실시되었으며 각종 억지스러운 신성모독죄를 비롯해 방조죄와 절도죄까지 별의별 죄목이 다 추방 사유가 되었다. 


오리아스 출신 유배자들을 가득 실은 배들이 밀려 들어오면서 레이클라스트의 인구는 300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하게 된다.


많은 유배자들이 황량하고 잔인한 레이클라스트 땅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갔으나 일부는 적응을 시작했다. 라이온아이 초소의 폐허나 옛 사안 장터 등에 나름대로 마을을 이뤄 새 삶을 시작하는 자들도 있었다. 


특히 지도 제작의 대가 자나와 망자의 대가 카타리나 등 레이클라스트에서 몇 년간 살아남으며 기술을 갈고닦은 8명의 생존자들은 ‘버림받은 대가들’이라 불리며 이주자들의 힘이 되었다.




IC 1600년이 되어 파이어티와 도미누스는 다시 한번 마법을 부활시킬 계획을 완성한다. 성기사단은 파이어티가 이끄는 <검은 근위대>를 레이클라스트에 파견했다. 


그들은 프레시아 서쪽의 숲에 진지를 구축하고 마석학 부활의 단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액시옴 수용소>로 향한다.


같은 시점, 여느 때처럼 오리아스의 유배자들을 가득 싣고 레이클라스트로 향하던 배가 라이온아이 초소 근처에서 난파당하는 일이 생긴다. 


이 사고로 대부분의 죄수들이 사망했으나 그중 한 명이 용케도 살아남아 요새 밖 해변에 떠밀려온다. 이 생존자의 출신 성분이나 유배 사유는 명확하지 않았다. 


수년 전 오리아스는 대격변에서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소수 살아남아 명맥을 이어오던 나마카누이의 카루이족을 침략해 노예로 삼은 일이 있었는데, 배 안의 사람들 일부는 그가 이 카루이 노예 전사 ‘머라우더’ 중 한 명일 거라 추측하기도 했다. 


또는 살인죄로 유배된 오리아스 출신의 검투사 ‘듀얼리스트’일 수도 있었고, 절도죄로 유배된 ‘레인저’이거나, 신성모독죄로 유배된 성기사단 출신의 ‘템플러’, 암살자 길드 소속의 ‘쉐도우’, 사이코패스 기질이 다분한 마법사 ‘위치’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사실 그의 과거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난파된 배에서 살아남은 이 한 명의 유배자(The Exile)를 중심으로, 앞으로 레이클라스트는 또 한 번의 역사가 움직이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유배자는 이날부터 자신의 길(Path)을 걸어가기 시작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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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에서 깨어난 유배자는 곁에 죽어가는 죄수로부터 북쪽에 마을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는다. 그곳은 사실 라이온아이 초소의 유적으로, 인근 해안에 내려졌던 유배자들이 새 보금자리로 삼은 곳이었다. 


유배자는 마을 입구를 막으며 농성하던 유배자 힐록을 처치하고 라이온아이 초소에 들어가 네사, 타클레이, 베스텔을 비롯한 주민들과 만난다. 유배자는 한동안 마을을 돕다가 타클레이에게서 레이클라스트 내륙 지방인 프레시아로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는 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내륙으로 가려면 액시옴 수용소까지 간 다음 프레시아 숲을 관통하는 황제의 도로를 따라가야 했다. 액시옴에 도착한 유배자는 마침 그곳에서 샤브론의 기록을 조사하고 있던 파이어티와 마주한다. 유배자는 과거 정화 봉기 당시 언데드화하여 수용소에 봉인되어 있던 브루투스를 쓰러트린 뒤 수용소를 통과해 황제의 도로에 도달했다. 


그런데 파이어티는 유배자가 뒤따라오는 것이 싫었는지 프레시아 숲 진입로에 거대한 담장을 쳐서 통로를 막아버렸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다시 해안으로 나와서 ‘배들의 묘지’에 진입한 유배자는 악명 높은 사이렌들과 머베일을 물리치며 프레시아 남부의 숲으로 들어선다.


숲속을 헤쳐가며 도달한 곳은 프레시아 중심부의 콘스탄스 호였다. 이 호수 남쪽 끝의 댐 위에는 역시 유배자들이 캠프를 이루고 있었다. 


내륙 지방이라 그런지 이곳 숲속 마을에는 레이클라스트의 원주민 역시 거주하고 있었는데, 그중 오리아스 출신인 에라미어를 제외한 나머지 이이나, 그루스트, 그리고 실크는 모두 아즈메리족이었다. 그루스트는 최근 느닷없이 오리아스에서 검은 근위대 군인들이 나타나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니, 뭔가 위험한 일을 꾸미는 것 아닌지 오리아스 출신인 유배자가 직접 확인해달라고 부탁해왔다.


유배자는 검은 근위대를 추적하여 오래전 심문관 말리가로의 연구소였던 죄악의 방 지하층에 도달했다. 그곳에선 파이어티가 무언가로부터 도망쳐 나오는 참이었다. 파이어티가 이끄는 검은 근위대는 말리가로가 괴물로 만들었던 피델리타스를 잘못 건드려 대부분 몰살당한 상태였다. 




유배자는 피델리타스를 처치하고 말리가로의 유물인 ‘사악한 젬(Baleful Gem)’을 줍는다. 또한 용케 살아남은 검은 근위대 군인 헬레나를 구출했다. 


헬레나는 주인공에게 파이어티 일행의 행적을 말해주면서 그들이 죄악의 방에 온 목적은 사악한 젬과 ‘말리가로의 가시’를 찾으려는 것이었지만 가시는 그곳에 없었다고 이야기해준다.


파이어티가 말리가로의 두 유물을 찾는 이유는 그것을 이용해 고대 바알 제국의 유적에 있는 병기들을 찾기 위해서였다. 


프레시아 북쪽의 늪지대에는 바알 제국의 유적이 있었는데, 이곳은 ‘로라타’라는 이름의 고목이 자라나면서 그 거대한 뿌리가 문을 고정시켜 들어갈 수 없게 된 지 오래였다. 


말리가로의 유물은 그 거목을 제거하는 기능을 갖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두 유물을 먼저 얻어낸 유배자는 말리가로의 가시로 독을 주입해 로라타의 뿌리를 제거하고 바알 유적에 진입했다.


유적 내부를 탐험하던 유배자는 외다리에 놓인 거대한 석조각을 발견한다. 그런데 다리를 건너기 위해 조각을 치우자 어떤 봉인이 풀리면서 온 일대가 원인모를 어둠에 빠진다. 그것은 사실 IC 35년 알라노 프레시아가 봉인했었던 ‘끝나지 않는 밤’이었다.


어둠을 걷어낼 방법을 찾아 더욱 북쪽으로 향한 유배자는 이윽고 또 다른 바알 유적인 지하 피라미드에 도달한다. 여태까지 가동하고 있던 엄청난 수의 바알 병기들을 파괴하면서 최상층까지 오르니 그곳엔 꼭대기가 빠진 피라미드 모양의 제단이 있었다. 


유배자가 도적들에게서 회수한 유물을 제단에 끼우자 어둠의 원흉인 바알 신령(Vaal Oversoul)이 등장한다. 이어진 싸움 끝에 유배자에 의해 신령이 파괴되면서 다행히 밤은 다시 걷힌다. 


또한 그때까지 지하에 묻혀있던 피라미드가 가동하면서 지면 위로 상승하여 옛 제국의 수도인 사인시 한복판으로 뚫고 나오게 된다.




유배자는 사안의 화장터에서 파이어티가 지금껏 모은 지식을 바탕으로 힘의 마석 이식 실험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또한 그녀는 사안 북동쪽의 솔라리스 신전에서 마석 여왕 디알라의 유해를 찾으려 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검은 근위대는 사안 지방에도 진출한지 오래였다. 


그들은 사안 북서쪽에 있는 루나리스 신전을 점거했으며, 파이어티가 자료를 모으고 실험을 하는 동안 도미누스의 오른팔이라고 하는 그라비시우스 장군이 검은 근위대 사단을 이끌며 실험대상으로 쓸 사람들을 잡아들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유배자는 이번에도 마을 사람들의 부탁으로 이들의 행위를 막기 위해 검은 근위대를 물리치며 솔라리스 신전의 최하층으로 향했다. 


놀랍게도 300여 년 전의 인물인 디알라는 유해는커녕 멀쩡히 살아 있었다. 디알라는 유배자가 바퀴벌레 같은 검은 근위대보다 마음에 든다며 ‘바퀴벌레는 아닌 자’라고 이름 붙이고는 그가 검은 근위대 주둔지로 진입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루나리스 신전의 지하층은 검은 근위대의 실험시설로 완전 개조되어 실패한 실험체들의 시체가 산을 쌓으며 피바다가 흐르는 생지옥이 되어 있었다. 파이어티는 비록 마석병을 완성하지는 못했으나 대신 불완전한 개조인간인 ‘기형물’들을 거느리고 유배자를 공격해왔다.


패배한 파이어티는 유배자를 저주하며 죽음을 맞았다. 이제 레이클라스트에서 검은 근위대를 마저 몰아내기 위해 남은 일은 단 한 가지, 고위 성기사 도미누스를 처단하는 것이었다. 


유배자는 마을 사람들에게 얻은 정보를 토대로 도미누스가 머물고 있는 거탑 ‘신의 셉터’의 최상층으로 향했다. 사실 도미누스는 유배자를 유배시킨 장본인이었다. 


그는 생명력을 바쳐 타락한 괴물로 변신하기까지 하며 유배자를 공격해왔지만 역시 유배자에게 패배했다. 이때 유배자 앞에 포탈이 열리며 디알라가 나타난다. 


그녀는 도미누스를 포함해 역사 속의 군주들이 탐내고 쟁취하려 했던 어떤 ‘유산’을 유배자가 파괴해야만 이 모든 일이 끝난다며, 북쪽에 있는 하이게이트 시로 향하라는 말을 전한다.




유배자는 거탑에 연결된 수로를 거슬러 올라 하이게이트에 도착했다. 그곳엔 과거 마라케스의 지도자 데쉬렛의 칙령으로 하이게이트 광산을 대대로 지켜온 키야토 부족이 있었다. 


그들의 지도자 오연은 광산에 잠들어 있는 짐승을 죽이고 레이클라스트에 내린 악몽을 걷어내는 것을 숙원으로 여기고 있으나, 200년 넘게 광산 입구를 지켜온 키야토의 세력은 이미 쪼그라들어 시도하지 못하고 있던 참이었다.


디알라에게서 유배자가 짐승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오연은 유배자에게 자신들의 숙원을 이뤄줄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광산 입구는 데쉬렛에 의해 봉인되어 출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유배자는 데쉬렛이 죽은 장소인 하이게이트 남쪽의 말라붙은 호수로 내려가 언데드화한 볼 황제를 쓰러트리고 데쉬렛의 깃발을 회수하여 봉인을 해제했다.


광산에서 유배자는 해방되지 못한 데쉬렛의 영혼과 마주쳐 그를 성불시켰다. 그리고 광산 깊은 곳의 수정 광맥에서 마침내 짐승의 몸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발견한다. 


말라카이가 짐승에게 상처를 내기 위해 사용했던 휴거 장치 역시 그곳에 그대로 있었고, 그 동력원은 마석병이었다. 


그러나 디알라는 자신의 생명력을 희생하지 않아도 동력을 공급할 방법이 있다며 악몽에 사로잡혀 짐승의 하수인이 된 카옴 왕과 검제 다레소의 영혼에게서 각각 ‘광분의 눈’과 ‘갈망의 눈’을 얻어오라고 시킨다.


유배자는 수정 광맥에 열려 있는 포탈을 통해 이동하여 혈투 끝에 두 전사를 쓰러트렸다. 그리고 얻은 두 개의 눈을 연료 삼아 휴거 장치를 가동하자 짐승의 피부에 상처가 나고 유배자가 들어갈 통로가 생긴다. 


디알라의 생명력도 연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그녀는 급격히 늙은 모습으로 변한다. 자신을 동정하지 말라며 쏘아붙이는 디알라를 뒤로 한 유배자는, 짐승을 죽일 방법을 찾아 짐승의 소굴을 헤맨다. 그러다 위장에서 심장부로 가는 통로를 발견하는데 무언가가 그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그 정체는 바로 흉물스럽게 변한 모습의 파이어티었다. 짐승과 융합한 말라카이가 그녀를 되살려 하수인으로 삼은 것이었다.




유배자가 부활한 파이어티를 쓰러트리자 그녀는 인간 형태로 돌아오며 정신을 되찾는다. 파이어티는 자신을 두 번 죽인 유배자를 인정하면서, 말라카이가 지금은 짐승의 하수인이지만 내버려두면 오히려 짐승의 힘을 온전히 다룰 수 있게 될 것이고 세상을 악몽으로 재창조하려는 목적을 이룰 것이라며 협력을 제안해왔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말라카이는 ‘어둠의 중심부’에 있으며, 육체를 대부분 희생했으나 오직 심장, 폐, 그리고 위장은 남아 있다며 이것을 모아 파괴하면 어둠의 중심부에 진입할 수 있다고 했다. 


세 장기들은 과거 말라카이를 섬겼던 3명의 조수 샤브론, 말리가로, 도이드리가 언데드화한 모습으로 지키고 있었다. 


유배자는 이들을 각개격파하고 파이어티와 다시 만나 장기들을 건넨 후 어둠의 중심부 입구를 열었다. 그곳엔 말라카이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배자는 곧 전력을 다해 전투에 돌입했다.


정신지배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파이어티가 도중 유배자를 공격하는 통에 고전하지만, 그녀가 기어코 정신을 되찾으려 하자 말라카이는 그녀를 창으로 찔러 죽이고 후퇴한다. 


파이어티의 유언을 들은 뒤 유배자는 말라카이를 따라 어둠의 중심부 아래로 하강하여 끝내 짐승의 심장을 파괴하고 말라카이마저 쓰러트린다.


수백 년간 레이클라스트를 비튼 짐승을 끝장낸 유배자는 영웅 대접을 받으며 하이게이트로 귀환했다. 키야토 부족은 광산을 지키는 의무에서 해방되어 얼마든지 다른 곳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중 하이게이트 마을의 점쟁이 타수니는 유배자가 짐승을 죽인 여파로 산 정상에 오리아스로 통하는 포탈이 열렸다면서 포탈이 닫히기 전에 서두른다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전해준다.


하지만 유배자의 고향 오리아스는 예전과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그곳엔 반란의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그것은 유배자가 짐승을 죽인 여파로 인한 나비효과였다. 짐승에 의해 잠들었던 신들이 세상에 깨어난 것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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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자가 텔레포트한 곳은 오리아스의 노예 감호소였다. 그곳은 노예들이 반란을 일으켜 이미 난장판이 된 상황이었다. 


유배자는 일단 노예들을 도와 간수들을 물리치고 좀 더 안전한 감시탑에 도달했다. 노예들의 봉기는 사실 감호소뿐만 아니라 테오폴리스시 전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봉기 세력을 지휘하는 카루이 노예 우툴라와 그의 동료 라니는 감시탑을 임시 아지트로 삼았으며, 노예들은 우툴라의 지휘 아래 무기를 빼돌리고 라니가 전령 역할을 하여 계획을 조율하고 있었다.


우툴라는 유배자의 귀환을 반가워하며 그에게 고대의 신들이 깨어난 것 같다고 말한다. 오래전 다른 신들에게 감금당하여 그 자신도 일종의 노예였던 욕망의 신 키타바가 자신을 비롯한 노예들에게 자유를 쟁취할 불가사의한 힘을 주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반면 성기사단 역시 예전과 다른 어떤 힘을 얻은 것 같으며, 그들이 섬기는 ‘이노센스’ 역시 깨어난 듯 하다고 이야기한다.


봉기 세력은 테오폴리스의 주요 지역을 탈환했다. 우툴라는 봉기가 완전히 성공하기 위해선 현재 도미누스 대신 기사단장 대행을 맡은 아배리우스란 자를 반드시 죽여야 한다며 유배자에게 그를 처리해달라고 부탁한다. 


아배리우스는 도미누스 이상의 악인이었다. 나마카누이 원정과 카루이족의 노예화를 주도한 것이 그였으며 템블러의 법정을 짓기 위해 5천 명의 카루이 장정을 희생시키고 그들의 처자식으로 하여금 그 피를 씻어내게 한 것도 그였다.


유배자는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오리아스 광장을 건너 템블러의 법정에 도달했다. 그리고 기사단원들을 쓰러트리면서 마침내 아배리우스 기사단장을 찾아낸다. 유배자는 곧 우툴라의 직감이 옳았음을 알게 된다. 아배리우스는 이노센스의 권능을 담은 신체(神體)로 각성해 있었다.




처절한 싸움 끝에 유배자는 아배리우스와 이노센스를 쓰러트린다. 그러나 이내 그곳에 나타난 ‘씬’이라는 존재로부터 불길한 이야기를 듣는다. 


씬은 자신이 이노센스의 형제라 밝히고는 어떤 자들이 지금의 혼란을 틈타 욕망의 신 키타바의 강림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것을 막으려면 이노센스의 힘이 깃든 ‘정화의 징표’라는 무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때 템블러의 법정을 나가던 유배자는 배넌이라는 기사단 소속 군인을 만난다. 방금 전 아배리우스가 죽자 이노센스가 씬의 도움을 받아 우연히 근처에 있던 배넌의 몸에 깃든 것이었다. 배넌은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자신 안의 이노센스가 우리의 용서를 구하고 있으며, 우리를 도우려 한다는 뜻을 전한다.


아배리우스의 죽음과 동시에 기사단은 이노센스의 가호를 잃어 약화되었고, 템블러의 법정과 도시는 온통 불바다가 되어 버렸다. 감시탑으로 돌아온 유배자는 라니가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우툴라의 배신 때문이었다. 우툴라는 이미 완전히 키타바를 섬기고 있었으며 키타바를 온전히 강림시키려면 제물이 필요하므로 일부 추종자들과 함께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있었다.


우툴라로써는 유배자가 이노센스를 해치워줬으니 이제는 걸릴 것이 없었다. 키타바는 욕망의 신이라는 이름대로 채워질 수 없는 식욕을 가졌으며, 제물을 잡아먹으면 먹을수록 권능이 강해지므로 강림 자체가 재앙인 존재였다. 씬은 추종자들이 키타바를 소환한 다음 오리아스의 모든 시민들을 제물로 바칠 생각이며, 그렇게 되면 다른 신들조차 그를 어찌할 수 없게 될 것이라 말한다.




유배자는 광장에서 우툴라를 찾아내 처단하지만 결국 강림 의식은 막지 못한다. 유배자는 씬의 도움으로 키타바에게 유효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정화의 징표’라는 아티팩트를 구했고, 긴 싸움 끝에 징표가 내뿜은 광선이 키타바를 관통하며 욕망의 신을 쓰러트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광선은 그저 외부를 파괴했을 뿐 키타바를 죽인 것은 아니었다. 키타바는 자신의 진짜 외형을 드러낸 채로 다시 옥상으로 올라와 일격에 정화의 징표를 파괴하고 유배자를 살해한다.


한편 오리아스의 신권 정부가 멸망하자 키타바의 추종자들은 키타바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사람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한다. 시민들은 일제히 오리아스를 떠나기 시작했고, 한때 유배지였던 레이클라스트를 포함해 어디로든 도망 치려하여 아수라장이 펼쳐진다.


유배자의 시체는 씬이 거두어 부활시켰다. 그러나 유배자의 몸과 정신은 크게 쇠약해져 온전치 못했다. 유배자는 우선 씬의 지시를 따라 피난민을 가득 실은 배를 타고 레이클라스트로 돌아갔다. 


며칠의 항해 후 배는 라이온아이 초소에 도착하고, 씬은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짐승은 ‘검은 불씨’라는 씨앗에서 낳아졌는데 불씨에는 아직도 키타바와 맞설 만한 힘이 남아있다는 것. 따라서 첫 번째 계획은 이 씨앗을 구하는 것이었다. 


씨앗은 짐승의 시체 안에 있으며, 이를 꺼내기 위해서는 세 명의 강대하고도 타락한 영혼을 모아 짐승의 혼이 반응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씬이 점찍은 세 영혼은 샤브론과 말리가로, 도이드리였다. 이들은 짐승의 죽음과 동시에 말라카이에게서 해방되어 레이클라스트 곳곳에 자리잡은 상태였다.


두 번째 계획은 유배자가 신의 권능을 흡수하여 각성하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짐승의 억제 하에 잠들어 있던 신들이 깨어나면서, 레이클라스트는 예전에 살던 땅을 수복하고 힘을 되찾으려 하는 불멸자들로 가득하게 되었다. 




이들은 불멸이지만 그 육신은 죽이는 게 가능한데, 신이 이렇게 죽으면 필멸자가 감지할 수 없는 정수를 남긴다. 하지만 역시 불멸자인 씬의 도움을 받으면 그 정수를 유배자가 흡수하여 정신과 육체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게 씬의 이야기였다.


씬의 계획대로 유배자는 레이클라스트 대륙을 다시 돌며 목표한 세 영혼을 추수하고 곳곳에 현신해있는 크고 작은 신들을 쓰러트려 그들의 정수를 하나씩 흡수해 나간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유배자는 차근히 해냈다. 


이에 씬은 유배자가 죽였던 짐승의 근원이자 자신이 본래 지니고 있던 강력한 힘인 ‘검은 불씨’를 짐승의 시체에서 성공적으로 회수해 본격적으로 키타바에게 다시 한 번 대응할 준비를 한다.


유배자는 다시 키타바가 날뛰고 있는 오리아스로 돌아갔다. 유배자가 없는 동안 오리아스는 키타바에 의해 완전히 멸망당한 상태였다. 


유배자는 배넌과 라니와 재회한 후 구체적인 상황을 전달받았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키타바는 이미 대성당을 벗어나 자신만의 ‘먹이통’을 만들어 오리아스의 살아있는 것은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고 있는 끔찍한 상황이라 했다. 


게다가 유배자와 씬을 경계했던 키타바는 영리하게도 자신의 지역에 추종자들을 제외한 무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자신의 힘으로 ‘키타바의 뿔’이라는 강력한 장벽을 세워 출입을 막아놓은 상태였다.


씬의 말에 따르면 장벽을 제거하고 키타바를 쓰러트리기 위해선 배넌의 몸에 봉인되어 있는 이노센스를 완전히 현현시켜야 했다. 




이를 위해 유배자는 지난번 사용했던 정화의 지팡이를 다시 구해왔으나 이것을 사용하면 배넌은 완전히 사라지고 이노센스만 남는다는 사실을 알고 망설인다. 


그러나 배넌은 이미 자신이 희생해서라도 키타바를 쓰러트리고 오리아스를 구할 각오였고, 결국 유배자는 정화의 지팡이의 힘을 사용해 이노센스를 부활시킨다.


이노센스는 이전과 달리 자신의 잘못에 대해 몹시 후회하고 있는 상태였다. 씬은 그런 형제를 독려하며 키타바와의 마지막 결전을 준비한다. 


키타바의 먹이통으로 향하는 길에 있던 뿔은 부활한 이노센스의 빛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었다. 유배자는 길목에 있던 키타바의 추종자들을 사정없이 쓰러트리며 키타바가 있는 곳에 힘겹게 도달했다. 그 끝에서 마침내 이노센스, 씬, 유배자는 서로의 힘을 합하여 키타바와 최종 결전을 치른다.


긴 혈투 끝에, 이번엔 키타바의 심장을 완전히 박살 내면서 결국 키타바는 쓰러진다. 이후 오리아스는 씬과 생존자들의 협력으로 재건이 진행된다. 


죽은 키타바의 머리는 마을 구석에 장식되어 토마토 세례를 받는 신세가 되었다. 이노센스는 자신의 종복들에 의해 진행된 살육과 파괴에 대해 회개하겠노라며 세계의 끝으로 향했다. 키타바의 소멸로 세상은 다시 한 번 기지개를 펴는 듯했다.


유배자는 또 다른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섰다. 그는 지도의 대가 자나를 찾아갔다. 그리고 템플러의 실험실 한가운데 있는 ‘꿈 장치’를 통해 쉐이퍼와 엘더가 얽혀있는 신비로운 세계로 또 다른 모험을 떠난다.




알고 플레이하면 더욱 재미있는 poe 스토리,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모두 즐거운 poe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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